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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딸

[딸] D+1 오늘부터 넷 - 2020.06.08

서른아홉의 고령산모
입덧과 두통
매일 쏟아내는 코피
첫째 임신기간 동안의 양수파열위험 경력
고령임신으로 인한 임당검사의 아슬아슬한 통과
굽혀지지 않는 손가락과
퉁퉁 부어오르는 코끼리발
심지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24시간 초딩육아까지!

우열곡절 많은 10달 동안의
임신기간을 무사히 넘기고
예정일을 이틀 앞 둔 2020년 6월 8일
드디어 우리 공주님을 만나게 되었다.

 

2020.06.08 12:10 4.05kg 꿀봉이 탄생

 

4키로를 넘기지 않으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4.05kg으로 태어나신 우리 공주님^^
몸무게는 나중에 듣고 놀랬는데
처음 태어났을 때 내 눈에 너무나 작고 연약해보였다.
그래서 3.5kg정도 되나보다~~ 하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넌 8년 전 3.95kg으로 태어난 오빠를
앞질러 버렸지 ㅋㅋ
대단한 꿀봉이~💕

첫 째와는 달리 꿀봉이는 로즈마리산부인과에서
젠틀버스방식으로 출산을 했다.

 

세상에 태어나 첫 목욕은 아빠 손으로

 

조명을 낮춰주고 약하게 음악을 틀어주었는데
아늑하다기 보다는..
간호사들의 사담이 귀에 너무 잘 들어왔다.
차라리 진통에 집중할 수 있게
음악 볼륨을 높여줬더라면
더 좋았을 걸 그랬다.

첫째 때는 뭣도 모르고 출산과정을 모두 함께 했다.
그 후, 한동안 트라우마에 시달린 남편을 위해
둘째는 분만 후에 들어오도록 했다.

충분했다!
분만 후, 아가를 안아보고
태명도 불러주고, 탯줄도 잘라주고..
짧은 시간이지만 첫 목욕도 아빠가 직접 시켜주었다.

남편에게는 출산과정 중 탈인간화되는 모습을

지켜보게 하는 것보다는탄생을 기쁨과 아름다운 순간을
기억에 남겨주는 것을 추천한다.

남편이 나의 출산과정을 지켜본다고
출산의 고통이 줄어들지도 않을 뿐더러
오히려 부담스럽고 신경이 쓰인다.

그런 점에서 둘째의 출산은 만족스러웠다.

 

감동과 눈물이 가득했던 첫 만남♥

 

첫째 출산때와 같이 아기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려고

죽을 힘을 다해 참으며 소리 한 번 지르지 않았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그 덕분에 수월하게(?) 낳은 것 같기도 하다.

8년 만에 우리 곁으로 온 소중한 딸을 처음 만나던 순간..

미리 생각해두었던

"사랑해" "고마워" "참 잘했어" 라는 인사는 고사하고

"꿀봉아~"라고 태명조차 부르지 못 할 만큼

감정이 벅차올라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첫 째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말로 형언할 수가 없는 감동이었다.

늦은 나이에 생생하지 못한 엄마 몸에 찾아와

10달을 잘 버텨준 너가 얼마나 고맙고 기특하던지..

꼭!! 너를 아끼면 함께 잘 살아보겠다고

다짐했다.